웹2.0과 UCC, 그리고 수익모델

"웹2.0은 없다. 웹2.0이 사기라는 걸 보여주겠다."

 얼마전 잘 알고 지내는 기자와 통화를 하던 중,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온 자신에 찬 소리였다. 요지인 즉슨, “웹2.0이 내세우는 개방, 참여, 공유의 정신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졌거나, 불연듯 툭 튀어오른 게 아니”라는 얘기였다.

 기자란 ‘기를 쓰고 의심하는 자’들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거나 하여튼 확인이 될 때까지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 고약한 직업이 바로 기자다. (혹, 기자를 만나 얘기를 할 나눌 기회가 있다면, 그의 의심에 찬 눈초리와 질문에 오해 마시기를.) 올초부터 말 그대로 ‘폭풍’처럼 휘몰아 친 ‘웹2.0’의 열풍에 뭔가 미심쩍은 시선과 의구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기자라 할 수 없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투철한 기자정신의 발로를 주체못한 이 기자는 강원도 정선에 다녀왔다. 정선 5일장을 누비고 다니며 그는 그곳에서 ‘웹2.0이 있기 전에 이미 정선 5일장에 개방과 공유와 참여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그리고 탐사르뽀 기사를 게재했다. IT전문 미디어에서 보기드물게 참신한 주제와 기사였다.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고, 많은 부분 공감했다.

새롭지 않은 것을 새로운 것이라 포장해 교묘한 상술로 이용하려 든다면, 분명 손가락질 받아 마땅할 것이다. 정선 5일장 르뽀기사에서 기자가 얘기하고자 했던 뜻이 바로 그런 경계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귀담아 들을 만 하다.

허나, 예전부터 있어왔고 지금도 있는 ‘그 무엇’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는 것은 중요한 사건이다. 난 웹2.0을 그렇게 이해한다. 이 대목에서 시 한 구절 읆어보자. 가을 아닌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들판에 널려있는 갖가지 색깔의 예쁜 ‘그 무엇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 무엇을 ‘꽃’이라 부르게 되면서 비로서 의미를 갖게 된 것 처럼, ‘웹2.0’도 그렇게 이해했으면 싶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활동중에 ‘마케팅’이란 게 있다. ‘교묘한 상술’이란 우리말과 언뜻 배치되는 듯, 궁합이 맞는 듯 하다. 허나 교묘한 상술에는 ‘속임수’란 의미가 담겨있지만, 마케팅에는 ‘전략’이란 의미가 숨어있다.

사실 웹2.0에 대한 냉소적 시선이 쏟아지게 된 배경은 웹2.0 그 자체보다, 그것을 비즈니스 마케팅에 활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전략적 마케팅이 아닌 교묘한 상술로 비쳐지는 경우가 많아진 모양이다.

하지만, 흐름에 편승한 상술인지, 전략적 마케팅인지는 지금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본다. 왜, 나도 지금 웹2.0의 가치를 지렛대 삼아 1인미디어의 뉴스공동체라는 실험적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UCC’가 더 관심이다. 한다 하는 인터넷 사이트치고 ‘UCC 강화한다’는 얘기 없는 곳이 없다. 새로 뜨는 사이트들도 대부분 ‘UCC’ 깃발을 펄럭인다.

웹2.0을 좀 더 구체화하고 현실화한 것이 ‘UCC’다. 개방, 공유, 참여의 가치를 구현한 실체적인 개념인 셈. 그런데, 이 UCC에도 ’허상‘이라는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웹2.0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태생이 같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UCC 역시 ‘인터넷은 이미 그 자체가 참여의 공간이었다’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상술 용어’ 취급을 받을 처지다.

웹2.0와 마찬가지로 UCC 열풍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역시 ‘업자’들 탓이다. 너도나도 UCC 비즈니스를 표방하며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렇다 할 ‘수익모델’도 없이 떠들어 대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말은 거룩하고 거창한데,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 건데”라는 공격에 아직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게 비즈니스 현장의 본 모습이니까.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수익모델의 부재’가 아니라 ‘수익공유 모델의 부재’가 핵심이다. UCC를 논한다면, 그것도 비즈니스로 접근한다면, 기업과 참여자의 ‘수익공유’ 또는 ‘수익배분’이 관건이다.

판도라TV(www.pandora.tv)의 김경익 사장은 UCC의 미래가치를 ‘UCC 보상 시스템’과 ‘프리미엄(Premium) UCC 판매 시스템’으로 꼽았다. 지난주에는 UCC를 사고 파는 장터(www.pixcow.com)도 생겼다. 블로터닷넷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도 ‘수익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수익공유와 배분이 UCC 성패의 열쇠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다만, 공유와 배분의 모델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거나, 결과를 예측하기엔 이르다는 점이 문제일 뿐이다.

이제 곧 곳곳에서 수익공유와 수익배분의 모델들이 하나 둘 쏟아질 것이다. 과연 어떤 모델이 등장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것이 성공 모델로 자리잡을 지 궁금하다. 시쳇말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 열쇠를 움켜쥐는 자가 UCC 논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이다.

“웹2.0과 UCC, 그리고 수익모델”에 대한 5개의 댓글

  1. 그러고 보니, 여러 몸짓을 보고 제대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2. ssanba님!!! 블로터닷넷 들렸다가 글남깁니당.. 진정 마음이 가는 것을 위해 용기있는 결정을 하시고 추진해가는 팀장님의 모습에서.. 신선한 자극을 느낍니다. 앞으로 저도 종종 놀러올께요.

  3. ㅋㅋ 그 기자분이 누구신지 알 것 같아요. 거기 가시기 전날 저랑 커피 한 잔 했거든요? ㅎㅎ

  4. 천재들이 ‘나 천재요’ 떠들지 않듯 좋은 마인드를 가진 업체들은 ‘내가 웹2.0이요, 우리가 UCC요’ 내세우기 전에 진정한 그것들을 구현하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것 같아요. 기자님의 글에 크게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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