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추석 선물, '영화 시사회'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 13명이 작은 교실 한가운데 모여 앉았으니, 정신이 없을 수 밖에. 끊임없이 떠들어 대는 게, 귀가 멍멍할 정도다. 추석 대목의 시장 모습 그대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송은호 담임선생님은 속이 탄다. 아이들의 철없는 장난이나 대책없이 질러대는 고함소리때문이 아니다. 잠시 후 시작될 영화시사회의 ‘흥행’ 걱정 때문이다.

“어머니회 회장님, 학원 원장님, 교회 목사님들께도 일일이 참가를 부탁드렸는데, 글쎄 모르겠어요. 많이들 모여주실지…”

옆에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 강현숙 차장도 한 걱정 보탠다. “관객이 많이 모여야, 아이들도 좋아할 텐데…”

선생님들의 한숨과 걱정이야 ‘나 몰라라’다. 아이들은 여전히 정신없이 치고박으며 조잘댄다. 10월2일 오후 5시. 영화시사회를 2시간 앞 둔 증산초등학교 4학년 교실 모습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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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서울에서 형, 누나들이 왔다. 우리랑 같이 영화만든단다.”

영화시사회를 보겠다고 꾸역꾸역 찾아간 곳은 강원도 정선 남면 무릉리. 사북과 고한이 지척거리에 있어, 한 때 꽤 북적대던 탄광촌이었던 곳. 그 때는 한 회 졸업생이 무려(?) 100명이 넘어서기도 했었다. 지금은 학년당 학급수가 달랑 하나씩. 한 회 졸업생도 한 학급 수만큼 밖에 안된다. 10여명 정도. 그나마 인근에 들어 선 강원랜드 덕분(?)에 더 이상의 인구 감소는 면하고 있는 곳.

이 곳의 유일한 학교인 증산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 지난 9월28일 서울에서 대학생 형, 누나들이 카메라를 들고 찾아왔다. “자, 여러분 이제 우리끼리 영화 한번 만들어볼까요.” 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이 마련한 ‘찾아가는 미디어교육’ 선생님들이다. 전국 두메산골을 돌며 아이들에게 미디어 체험을 해주는 고마운 선생님들이다.

카메라 장비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아이들은 곧 작업에 돌입, 이후 4박5일동안 두 편의 영화를 자기들끼리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바로 이날 저녁, 부모님과 친구들, 형 누나, 언니들을 불러놓고 영화시사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시사회를 앞두고 조촐한 자축파티가 마련된 교실에서 아이들의 철없는 장난과 선생님들의 걱정이 교차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자꾸 웃는 바람에 NG가 많이 나서 힘들었어요.” 친구들과 한창 떠들어대던 영화감독 준원이도 인터뷰에는 응했다. ‘시시때때로 웃어대는 아이들’이 제일 힘든 에피소드였단다. 옆에 있던 카메라감독 태근이는 “다음에 혼자서도 다시 카메라를 잘 만질 수 있을까” 그게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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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밖 어디선가, 사물놀이패의 장단이 요란하다. 6학년 형, 누나들이 시사회에 앞서 축하공연을 해주기로 했단다. 축하공연 리허설이었다.

송은호 담임선생님의 초조함은 시간이 갈수록 더하다. “추석 연휴가 시간된데다, 오늘은 학교도 휴업일이라서…” 관람객이 얼마나 올 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런 기회가 있다는 말을 후배통해 듣고 적극 유치에 나셨죠. 증산초등학교는 도시의 큰 학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골 분교나 섬마을 학교처럼 아주 작지도 않은 어중간한 규모여서 오히려 이런 외부의 지원이 더 없었어요.” 송 선생님은 ‘사각지대’의 애환을 무기로 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을 적극 설득했고, 결국 폐광촌 아이들에게 영화만들기 체험이라는 소중한 한가위 선물을 마련해 준 것이다.

“신청하는 곳은 많은데, 어디를 선정해야 할 지 저희도 고민이 많죠. 소외된 지역이어야 하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의지가 높은 곳이 선정의 기준이 되지요.” 다음커뮤니케이션 강현숙 차장의 말이다. 다음의 사회공헌팀에서 두메산골을 찾은 것은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 한달에 한번은 이런 소외지역을 찾고 있다. 거의 일주일을 지역에서 숙식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든다. 신청학교가 많아, 올해말까지는 가야 할 곳이 모두 정해졌단다. 떠나올 때는 캠코더도 학교에 기증하고 온다니, 참 좋은 일이다.

저녁 7시. 마침내 영화시사회가 시작됐다. 선생님들을 그토록 애타게 만들었던 ‘흥행’ 성적은? 100명 가까이 운집한 대박(^^)이었다. 아이들이나, 선생님들, 객석의 부모님들 모두 1시간 내내 환한 웃음꽃을 피웠다.




<특별한 영화, 그 제작일지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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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리오의 시작, 그것은 아이들의 아이디어 쪽지에서 시작됐다. 유난히 달리기 얘기가 많았다. 얼마전 체육대회가 있었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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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카메라야, 여기를 이렇게 누르면…” 대학생 형의 설명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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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태근아, 화면이 보이지?” 태근이는 별명이 태극기란다. 카메라감독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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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영화가 만들어지는 건가?” 영화 제작에 앞서 몸풀기로 애니메이션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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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구요?”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눈매가 사뭇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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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선생님 준비되셨지요? 이제 갑니다.” 담임선생님이 까메오로 캐스팅됐다. 긴장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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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20분전. “어, 근데 관객이 없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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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엄마, 아빠, 형, 누나 모두모두 모였다.” 대박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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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원이와 은주가 사회를 맡았다. 준원이는 <그대로 좋아>의 감독, 은주는 <나도 1등 할 수 있다>의 감독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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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릴 때는 언제고…” 6학년 형, 누나들은 영화 찍을 때 못한다고 놀려대더니, 막상 동생들 시사회에서는 축하공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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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심히 찍었습니다. 재밌게 봐 주세요.” 시사회 공연에 앞서 스텝진과 배우들의 인사 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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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영화 시작. “아이,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관객보다 더 영화에 몰두하고 있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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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애들이 뭘 찍었다는 거야?”, “어, 제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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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감사합니다.” 시사회는 아이들 웃음처럼 환하게 끝을 맺었다. 

<사진 제공 : 다음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