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금지 희망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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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새해에도 어김없이 주변을 맴돈다. 새벽에 눈을 떠 하루를, 아니 한해를 시작하는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중에도 녀석의 인기척은 진하다.

녀석의 집요함은 대단하다. 잠시 사라졌다가 어느새 불쑥 나타나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속을 뒤집어놓는다. 벌써 몇해던가. 한번도 떠난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는 녀석이다.

지난 한해는 녀석이 최고로 기를 편 해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니 잠자리에 들어 이 세상을 잠시 떠나 있는 동안에도 녀석은 기를 쓰고 쫓아와 놀려대며 웃었다. 징그러운 놈.

그러던 녀석이 오늘은 왠지 저 멀리서 웅크리고 앉아 불안한 기색이다. ‘그래, 너도 알고 있구나.’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 목욕재계하고 녀석을 불러 책상앞에 앉혀놓았다. 심각한 표정으로 야단을 치고 내 결심을 전했다.


올해 기필코 너의 콧대를 보기좋게 꺾겠다. 그래서 제풀에 지쳐 내 곁을 스스로 떠나게 하고 말리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얼마나 실패의 쓰라린 맛을 봤던가.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지 않던가. 그래서 이번에 비책을 마련했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녀석이 근처에서 어슬렁거릴 때 마다, ‘녀석을 떠나 보낸 뒤 찾아 올 해방의 기쁨을 상상하며 마구 웃어주기’로. 냉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제 지긋지긋한 녀석과의 동거를 끝내야 할 때다.

새해다. 의식처럼 몇가지 생각하고 다짐해 본다.



  • 내가 먼저 하기
  • 오늘 할일은 오늘 하기
  • 많이 듣기

그리고 내가 나에게 숙제를 준다. “올해 2권의 책과 1권의 사진집을 내겠다.”

힘내자. 다시 시작이다.

“좌절금지 희망권장”에 대한 3개의 댓글

  1.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신년 계획을 보고 많이 부끄러워지는 군요..
    올해 블로그스피어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하실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건강과 기쁨 가득하시고, 블로터닷넷의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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