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리 텃밭 90일의 기록

MS 권찬 이사가 자기네 텃밭 구경해보라며 두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지난 토요일에는 새벽같이 텃밭 다녀왔다며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그동안 찍어만 놓았던 우리 텃밭 사진을 정리했다. 경기도 고양시 대자리 최영장군 묘 입구에 있는 우리집 첫 농토. 이번 주말에도 간다.

▲ 3월28일 대자리 텃밭 첫 방문. 저 한 가운데 다섯평쯤 되는 한 고랑이 우리가 분양받은 텃밭이다.

▲ 여기다. 어설펐지만, 삽질과 호미질을 해댔더니 저렇게 됐다. 이것이 생명을 살리는 삽질 아닌가.

▲ 4월4일, 씨 뿌리는 날이다. 손으로 고랑을 냈다. 감자 심을 고랑이다.

▲ 상추씨가 보일 듯 말 듯. 상추씨는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이 가볍다. 꽃잎 같다.

▲ 감자, 상추, 쑥갓, 아욱, 당근을 심고 물을 흠뻑 뿌려줬다.

▲ 4월18일, 씨뿌리고 2주만에 찾은 텃밭에는 생명이 솟아올라 있었다. 가슴이 뭉클.

▲ 이건 아욱싹

▲ 모종으로 키웠다가 밭으로 옮기는 녀석들도 있다. 토종 고추의 모종이다.

▲ 이건 양배추 모종이다. 이밖에 수세미, 호박, 오이 등…

▲ 대자리 텃밭에는 여러 가족들이 함께 한다. 선배 농군들.

▲ 대자리 텃밭의 자랑거리 우물이다. 아이들 놀이터.

▲ 주말 텃밭의 또 다른 즐거움은, 아이들의 밝은 표정을 보는 것.

▲ 5월30일, 씨뿌리고 50여일 지난 텃밭의 모습이다. 놀랍지 않은가.

▲ 감자도 무척 자랐다. 상추와 아욱은 이미 지난주에 많이 따먹었다.

감자꽃. 이제 수확이 다가온다.

▲ 감자꽃. 이제 수확이 다가온다.

▲ 얼마만에 보는 녀석들인가. 맞다, 달팽이다.

▲ 달팽이를 손에 놓고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모르더군.

▲ 6월21일, 2주만에 찾았더니 텃밭이 숲이 됐다. 어설픈 주인만나 토마토가 고생이다.

▲ 이쯤되면 아욱 나무다.

▲ 당근을 몇개 솎았다. 예쁘다. 맛은 정말 기가막히고. 다음주엔 감자를 캔다.

까마득한 선배의 내방

가뜩이나 게으른 블로거가 트위터의 140자 통신에 맛들려 아예 블로그는 내팽개쳐 버리고 말았다. 쩝.

전자신문 초년병 기자 시절, 까마득한 데스크였던 선배가 사무실을 찾아오셨다. 초년병에겐 워낙 까마득한 대선배여서 가깝게 지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오가다 내 소식 듣고 물어물어 오셨다.

올초 논설주간을 끝으로 회사를 떠나 한동안 절에 다녀오셨단다.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기억이 난다. 건강해 보이신다고 했더니, 괜찮다시더니 대뜸 ‘블로그’ 얘기를 꺼내신다. 글 쓰는 것 밖에는 모르는 게 기자다. 오래하면 했을 수록, 그래서 기자 생활을 접게 되더라도 글에 대한 미련은 떠나질 않는다. 누군가 블로그를 권하더란다. 그리고 후배 중에 블로그 어쩌구를 하는 녀석이 있다고 내 얘기를 들으셨겠지.

조심스럽게 ‘블로그는 이런겁니다’ 설을 풀고, 하나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다. “주제와 카테고리를 정하고 제목을 고민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살펴보고 계시면, 블로그 하나 만들어서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선배라고 부르기도 버릇없어 보일까 걱정될 정도로 선배도 한 참 선배인데, 말을 놓지 않으신다. 민망했다.

책 두권을 놓고 가셨다. 하나는 절에 머물면서 생각나는 대로 정리한 <암자일기>, 또 하나는 전자신문 데스크로 시작해 편집국장, 논설주간을 지내온 자신의 회고록 같은 책 <기자 반성문>이다. 내가 한 때 몸담았던 친정같은 곳. 그 곳에서의 17년, 그 삶을 정리한 책이라 하신다. 그래서인지 먼저 손이 간다.

그러고 보니 선배로부터 받은 책이 한 권 더 있다. 아이뉴스24 김익현 부장이 새 책나왔다며 건네 준 번역서 <하이퍼텍스트 3.0>이다. 꼭 읽어보고 서평도 써보겠다 호기를 부렸지만, 책 두께에 기가 질려 손도 못대고 있었는데, 잘 됐다. 서열 순으로 읽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꼼짝못할 변명이 생기질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