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책이 한권 나오려나…

웹2.0에 대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한권 쓰자는 제안을 받았다.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니, 아주 어려운 얘기다.

그래도 한번 써보자고 했다. 블로터본부의 상근 블로터들이 함께 작업하기로 했다.
 
사실 여기 모여있는 블로터들은 매일매일 좌충우돌하며 웹2.0을 체험하고 있다. 부끄러워하면서, 때론 좌절하면서, 놀라움에 감격스러워하면서…

블로터들이 좌충우돌 블로터닷넷을 1년간 꾸려오며 경험한 일들이 책으로 한권 묶여 나올 것 같다. 제목을 뭐라 달아야 하나.   
 

블로터포럼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이제서야 포스팅으로 대신하게 됐군요. 아, 왜 이리 바쁜척을 해대는지…

지난 수요일(2월7일), 4번째 블로터포럼은 좀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내부적인 스터디 형식으로 진행하던 ‘블로터포럼’을 외부 패널들에게도 문을 조금 열었습니다. 문을 크게 열고 싶지만, 워낙 사무실 공간이 좁아서…

하여튼 커닝웹(CunningWeb) 운영자이신 eouia님을 강사로 모시고 ‘웹표준’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웹표준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실제 웹표준을 구현했을 때의 ‘놀라운’ 효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였습니다. 이날 나누었던 좀 더 자세한 얘기는 asadal이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eouia님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는 블로터닷넷 상근블로터를 포함해 태터툴스에서 두 분, 위자드닷컴에서 두 분, 위키소프트에서 두 분, 이렇게 무려(^^) 여섯 분의 외부 손님들도 자리를 함께 하셨구요. 

태터툴스 꼬날님과 맥퓨처님, 
위자드닷컴 윤제필, 고유미님,
위키소프트 임 사장님, 정 과장님 

먼 곳까지 일부러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포럼 이후 뒷풀이때 장작구이 삼겹살은 어떠셨는지요. 앞으로 자주 뵙기로 약속했으니 꼭 그렇게 해야죠. 

모든 손님들 감사드리고, 앞으로 건강하십시오.

싼바 드림 

보도자료에 대한 단상

"뻔한 얘기로 회사 PR이나 하려고 내용도 없는 보도자료를 보내서 사람 귀찮게 해."
"그거 대충 보도자료 만들어서 보내요."

쏟아지는 보도자료 더미속에서 기자들이 한두번쯤 내뱉었음직한 얘기다. 또한 보도자료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 일면이기도 하다. 

보도자료. 기업이 자신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기위해 언론에 배포하는 자료다. 우리 회사에(또는 우리 조직에) 이런 일이 있으니 기사화 해달라는 요구자료다. 이 보도자료를 기사화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담당기자의 선택과 결정에 달려있다. 이렇다 보니, 기자들은 자연스레 ‘갑’의 위치에 서려하고 보도자료를 보내는 업체나 업체 담당자는 ‘을’의 위치를 당연시한다. 

하지만, 보도자료는 기자들에게 아주 귀중한 취재소스이자, 일용할 양식이다. 혹시 다른 기자는 받은 보도자료를 난 못받았다면, 당장 난리가 날 것이다. 기자는 해당업체 담당자를 혼쭐을 낼 것이다.(실제 이런 일 많다.) 신생 미디어의 경우에는 업체 담당자에게 "제발 보도자료 보내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기자가 기사를 쓸 수 있는 건 전적으로 보도자료에 달려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실제 신문을 펴보고 꼼꼼이 살펴보라. 요즘은 보도자료만 모아놓은 사이트가 있으니, 비교를 해보면 더 확실해진다. 전체 신문기사 가운데 보도자료로 만들어진 기사가 얼마나 되는지.

보도자료 없으면 신문만들기 정말 어려울 것이다. 기자는 기사쓰기 어려울 것이고, 그렇다면 직장에서 쫒겨나든지, 전에 없이 열심히 발로 뛰면서 기사를 발굴해야 할 것이다. 이쯤되면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닐까. 아니 최소한 갑과 을이라는 식으로 상하구분을 지으려는 어줍잖은 생각은 턱도 없는 것 아닐까. 

느닷없는 보도자료 이야기. 몇몇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만들어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려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몇자 적어봤다. 내가 만든 보도자료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말이다. 갈수록 걱정만 늘어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ㅎㅎ

'디지털 열하일기'를 꿈꾸며

‘블로터(BLOTER)’라는 듣도보도 못한 말을 앞세워 뉴스공동체를 일궈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9월에 사이트를 열고, 11월에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이트가 열린 지 4개월이 지났고, 정식 개시일로 치면 2달이 지난 셈이다. 그동안 블로터는 어떻게 자라왔을까. 아직은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기가 이르다. 허나, 해도 저물고 새로운 해가 떴으니, 기회라 여기고 이쯤에서 한번 돌아보자.

웹2.0에 대해 수다를 떨다.
 
지난해 몰아친 ‘웹2.0’의 바람에 편승했다. 그래, ‘웹2.0 기반의 새로운 미디어’라고 자랑스럽게 떠벌렸다. 잠시후 "허울만 2.0"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개방, 공유, 참여라는 웹2.0 사상에 턱없이 못미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따랐다. 변명이라도 해볼까. 

"새로운 미디어로서 세상에 보여줄 게 너무도 많다. 그 가운데 이제 10분의 1도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의 모습으로 섣불리 평가하지 말아달라."

웹2.0은 변화 그 자체다. 자를 대고 쭈욱 선을 그어, ‘여기서부터 2.0이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오라일리의 말을 들이대며, "최소한 이정도는 돼야 2.0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라고 반문한다면, 다시 댓글을 달 수 밖에. "최소한의 기준도 변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이러다 말 장난 되겠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마음가짐이라고 본다. 변화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그 변화를 어떻게 맞이하는 가 하는 마음가짐말이다. 블로터는 그런 변화에 과감히 몸을 던진 사람들이 모여있다. 지켜보면 알 일이다. 

칭찬인지, 흉인지 알듯말듯한 말도 있었다. "사이트가 열리고 이리 저리 둘러보고 나서, 솔직히 좀 놀랐다. 기존의 미디어와 조금 이쁜 사이트 정도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알듯말듯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렇다, 칭찬이다. 그리고 칭찬받았다는 자랑이다.

<웹진화론>의 표현을 빌리면, ‘저쪽’의 평가와 ‘이쪽’의 평가가 보여주는 차이다. 그만큼 이쪽과 저쪽은 아직 간극이 크다. 그건 지난해 내내 피부로 다가왔다. ‘이쪽’의 뒤쳐짐을 고루하다 평가할 생각이 없으면, ‘저쪽’의 앞서감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싶은 생각도 없다. 이쪽이 있으니 저쪽이 있고, 저쪽이 있으니 이쪽이 있는 것이니. 

좀 더 솔직히 얘기하면, 저쪽으로 향해 가고 있는 ‘블로터 열차’는 이쪽에서 연료를 얻고 있다. 자신할 수 있는 것은 블로터 열차의 뒤칸에 이쪽 세상을 달고 달린다는 것이다. 사명이라고 해도 좋다. 

그렇게 좌충우돌하면서 블로터는 끊임없이 ‘이쪽’과 ‘저쪽’에 대해 요란하게 수다를 떨며 달려왔다.

우공이 산을 움직인다

하지만 세상은 늘 그렇듯 선을 긋고 싶어한다. 기를 쓰고 줄긋기를 시도한다.

"그러니까, 리포터야 블로거야?" 

정체를 드러내라고 강요한다. 뉴스도 아니고 블로그도 아닌 그 무엇을 아직은 명쾌하게 설명할 도리가 없다. 아니, 명쾌하게 설명했다 한 들, 그렇게 받아주질 않으니 할 말이 없다. 이쪽과 저쪽에서 모두 경계를 받아야 하는 처지, 그렇게 2006년의 절반을 보냈다.

"그러니까, 우린 블로터라니까."

잘 안다. 아무리 거룩한 말씀이라도 현실이 인정하지 않으면 ‘공자님 말씀’만 외다 끝나고 만다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결국 "바로 이런 거라니까"하고 눈앞에 보여줘야 한다. 새해 블로터가 이뤄내야 할 과제중의 과제다. 끊임없이 변해가야 하는 것, 한발 한발 조급해 하지말고 가야겠다. 웹2.0이 생기기까지, 웹1.0이 10년넘게 한결같이 변화하며 달려왔다. 우직한 사내, 우공처럼. 
  
함께 만드는 뉴스 공장

뉴스란 무엇인가. 새로운 소식일 터. 새로운 소식의 생산자이자 유통자는 그동안 성역처럼 자신의 둥지를 지켜왔다. 물론, 그 독점적 구조는 이미 깨졌다. 틈이 벌어지고 갈라져서, 이제 새로운 미디어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여전히 기존 미디어의 아성은 단단하지만, 블로터의 탄생을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대체는 있을 수 없다. 역할분담이 이뤄질 뿐이다. 거대한 엑스트라들의 향연. 엑스트라들의 세계에서는 주인공이 엑스트라일 수 밖에 없다. 엑스트라를 위하여. 웹2.0이 외치는 소리다. 

허나, 아직도 웹2.0이라는 새로운 무대의 역할분담에 못내켜한다면, 별 수 없다. 웹2.0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홀로 막아보려다 산산히 부서질 수 밖에.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뉴스는 이제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것이다. 내가 만드는 뉴스와 너희가 만드는 뉴스가 어우러져, 함께 만드는 뉴스가 박수를 받는다. 그런 역할분담에 충실한 미디어, 블로터 공장은 그저 그렇게 24시간 불을 밝힐 것이다. 

삶을 바라보는 커다란 눈

책상위에 차 한잔 올려놓았다면, 준비는 다 된 것이다. 모든 채비를 끝내고 차 한잔 마시며 숨을 고르고 있을 때, 그때가 바로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다. 다시 해를 갈아타고 책상위에 찻잔을 올려놓는다. 

블로터 출범이 조금은 멀었을 때, 호젓하게 남도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다. 오락가락하는 봄비를 맞으며 백련사 뜰을 거니는 멋을 부리다, 산넘어 다산초당으로 향했다. 다산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대나통을 연결해 멋스럽게 받아 내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 초당 앞마당에는 찻물을 끓이는 커다란 돌판이 아직도 남아있다. 유배지 강진에서 다산은 후학을 키우며 이렇게 차를 마셨다. 

이곳이 유배지인가, 별장인가. 다산은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내게 가르쳐줬다. 

다시 책상위의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고, 또 한 모금. 어느새 찻잔이 반쯤 비었을 때, 아직 반이 남았다 할 것인가, 이제 반밖에 안남았다 할 것인가. 다산은 무어라 할 것인가. 

최초의 블로터 박지원을 생각하며

조선왕조 5백년 역사에 세번의 ‘반정’이 있었다. 요즘말로 하면 ‘쿠데타’다. 연산군을 폐위시킨 중종반정, 광해군을 실각시킨 인조반정과 함께 조선 역사 세번째 반정이자 마지막 반정이 ‘문체반정’이다.

문체반정은 하지만 쿠데타는 아니다. 거꾸로 조선의 위대한 임금으로 꼽히는 정조가 주도한 일종의 문화적 압박이었다. 정조는 당시 젊은 선비들에게 널리 퍼지고 있던 ‘해괴하고 잡스러운 글쓰기’를 강제로 막고자 했고, 이것이 바로 문체반정이다. 쿠데타적 사건이 아님에도 ‘반정’이라는 말을 붙일만큼 국가적 중대사건이었던 셈이다. 

정조는 수백년 이어져온 ‘거룩한 말씀을 인용해가며 글쓰기’에 반하는 ‘해괴하고 잡스러운 글쓰기’가 젊은 선비들에게 유행처럼 번지는 것을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막으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해괴한 글쓰기의 진원지로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지목했다. 

한달간의 중국 기행문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의 대표작이자, 중국 취재기다.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거룩한 말씀을 빌려가며 써내려가는 방식이 아니라, 중국 백성들의 삶의 모습 그 자체를 밤새워 취재한 취재노트에 가깝다는 말이다. 공자의 사당이나, 중국 황실을 찾아 옛 성현들의 그림자를 짐짓 거룩하게 읊어대기 보다, 잠을 아껴가며 저잣거리를 배회하며 서민들의 삶을 살폈고, 재야의 선비들을 만나 현실정치를 논하길 좋아했다. 난생 처음 본 코끼리에 놀란 마음을 그대로 열하일기에 옮겼고, 허름한 주막집 벽에 흘껴 쓴 낙서에도 눈길을 놓지 않았다. 

연암은 실생활에서 글쓰기 아이템을 찾았고, 또 그것을 이른바 ‘시쳇말’을 동원해 이해하기 쉽게 글을 썼다. 그 당시에도 인터넷이 있었다면, 연암은 최고의 유명 블로거였던 셈이다. 그렇다고 연암이 정통 글쓰기에 약한 선비는 아니었다. 이미 당대 최고급 문장가로 이름을 날리던 인물이었다. 정조가 무엇보다 연암을 주목한 이유는 바로 대문장가인 사람이 궤도를 이탈해 ‘해괴한 글쓰기’에 몰두했기 때문이었으리라.  

글쓰는 방식에서 ‘거드름’을 제거한 것 말고도, 연암은 중국 취재를 통해 궁핍한 조선 백성들의 삶을 좀 더 윤택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다. ‘이용후생’의 실학파의 탄생이었다. 조선의 과학자 홍대용, 정철조. 서얼출신의 지식인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무예도보통지>의 출판 책임자 무인 백동수 등이 연암 패밀리를 형성해 이용후생의 실학사상을 일궈낸다. 

블로터는 ‘디지털 시대의 열하일기’를 꿈꾸는 자들이 아닐까. 그것이 <열하일기> 얘기를 새해벽두부터 꺼내든 까닭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웹2.0과 UCC, 그리고 수익모델

"웹2.0은 없다. 웹2.0이 사기라는 걸 보여주겠다."

 얼마전 잘 알고 지내는 기자와 통화를 하던 중,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온 자신에 찬 소리였다. 요지인 즉슨, “웹2.0이 내세우는 개방, 참여, 공유의 정신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졌거나, 불연듯 툭 튀어오른 게 아니”라는 얘기였다.

 기자란 ‘기를 쓰고 의심하는 자’들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거나 하여튼 확인이 될 때까지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 고약한 직업이 바로 기자다. (혹, 기자를 만나 얘기를 할 나눌 기회가 있다면, 그의 의심에 찬 눈초리와 질문에 오해 마시기를.) 올초부터 말 그대로 ‘폭풍’처럼 휘몰아 친 ‘웹2.0’의 열풍에 뭔가 미심쩍은 시선과 의구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기자라 할 수 없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투철한 기자정신의 발로를 주체못한 이 기자는 강원도 정선에 다녀왔다. 정선 5일장을 누비고 다니며 그는 그곳에서 ‘웹2.0이 있기 전에 이미 정선 5일장에 개방과 공유와 참여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그리고 탐사르뽀 기사를 게재했다. IT전문 미디어에서 보기드물게 참신한 주제와 기사였다.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고, 많은 부분 공감했다.

새롭지 않은 것을 새로운 것이라 포장해 교묘한 상술로 이용하려 든다면, 분명 손가락질 받아 마땅할 것이다. 정선 5일장 르뽀기사에서 기자가 얘기하고자 했던 뜻이 바로 그런 경계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귀담아 들을 만 하다.

허나, 예전부터 있어왔고 지금도 있는 ‘그 무엇’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는 것은 중요한 사건이다. 난 웹2.0을 그렇게 이해한다. 이 대목에서 시 한 구절 읆어보자. 가을 아닌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들판에 널려있는 갖가지 색깔의 예쁜 ‘그 무엇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 무엇을 ‘꽃’이라 부르게 되면서 비로서 의미를 갖게 된 것 처럼, ‘웹2.0’도 그렇게 이해했으면 싶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활동중에 ‘마케팅’이란 게 있다. ‘교묘한 상술’이란 우리말과 언뜻 배치되는 듯, 궁합이 맞는 듯 하다. 허나 교묘한 상술에는 ‘속임수’란 의미가 담겨있지만, 마케팅에는 ‘전략’이란 의미가 숨어있다.

사실 웹2.0에 대한 냉소적 시선이 쏟아지게 된 배경은 웹2.0 그 자체보다, 그것을 비즈니스 마케팅에 활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전략적 마케팅이 아닌 교묘한 상술로 비쳐지는 경우가 많아진 모양이다.

하지만, 흐름에 편승한 상술인지, 전략적 마케팅인지는 지금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본다. 왜, 나도 지금 웹2.0의 가치를 지렛대 삼아 1인미디어의 뉴스공동체라는 실험적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UCC’가 더 관심이다. 한다 하는 인터넷 사이트치고 ‘UCC 강화한다’는 얘기 없는 곳이 없다. 새로 뜨는 사이트들도 대부분 ‘UCC’ 깃발을 펄럭인다.

웹2.0을 좀 더 구체화하고 현실화한 것이 ‘UCC’다. 개방, 공유, 참여의 가치를 구현한 실체적인 개념인 셈. 그런데, 이 UCC에도 ’허상‘이라는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웹2.0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태생이 같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UCC 역시 ‘인터넷은 이미 그 자체가 참여의 공간이었다’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상술 용어’ 취급을 받을 처지다.

웹2.0와 마찬가지로 UCC 열풍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역시 ‘업자’들 탓이다. 너도나도 UCC 비즈니스를 표방하며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렇다 할 ‘수익모델’도 없이 떠들어 대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말은 거룩하고 거창한데,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 건데”라는 공격에 아직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게 비즈니스 현장의 본 모습이니까.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수익모델의 부재’가 아니라 ‘수익공유 모델의 부재’가 핵심이다. UCC를 논한다면, 그것도 비즈니스로 접근한다면, 기업과 참여자의 ‘수익공유’ 또는 ‘수익배분’이 관건이다.

판도라TV(www.pandora.tv)의 김경익 사장은 UCC의 미래가치를 ‘UCC 보상 시스템’과 ‘프리미엄(Premium) UCC 판매 시스템’으로 꼽았다. 지난주에는 UCC를 사고 파는 장터(www.pixcow.com)도 생겼다. 블로터닷넷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도 ‘수익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수익공유와 배분이 UCC 성패의 열쇠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다만, 공유와 배분의 모델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거나, 결과를 예측하기엔 이르다는 점이 문제일 뿐이다.

이제 곧 곳곳에서 수익공유와 수익배분의 모델들이 하나 둘 쏟아질 것이다. 과연 어떤 모델이 등장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것이 성공 모델로 자리잡을 지 궁금하다. 시쳇말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 열쇠를 움켜쥐는 자가 UCC 논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이다.

[블로터닷넷] 아이뉴스24에 올라온 블로터 이야기

11일 IT 전문 온라인 뉴스 <아이뉴스24>에서 회사를 방문했다. 블로터닷넷을 취재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김현아 기자가 집요하게 이것저것 캐묻더니, 다음날인 12일 블로터닷넷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대체로 의미있는 실험이라는 평가속에 블로터닷넷의 특징과 편집시스템을 자세히 소개했다. 

http://www.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223372&g_menu=020100

[블로터닷넷] 그날 이후, 1주일

‘1인미디어의 뉴스공동체’. 이 거룩한 슬로건을 앞세워, 블로터닷넷이 출발한 지 어느새 1주일이 지났다. 가슴졸이며 지켜보는 동안 큰 사고없이 지나왔으니 무엇보다 다행이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일주일이 지났는지…이제 한 시름 놓아도 될 듯 싶다. 

허나, 매일매일 새롭다. 생각도 못한 일들이 삐죽삐죽 솟아난다. 아차 싶기도 하고,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지기도 한다. ‘아,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다시, 머리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 헤매는 일이 반복된다. 그래, 어찌됐든 풀어가야 한다. 

짧은 1주일, 그 사이 블로터닷넷에 적지않은 변화가 있었다. 떠난 사람이 생겼고, 새로운 식구가 들어왔다. 안타까움과 기대가 교차된다. 

창간 준비를 함께 했던 zenith와 nanugi가 블로터닷넷을 떠났다. 창간 준비를 함께 해왔던 동지들이어서, 안타까운 맘이 크고 미안하다. 블로터닷넷의 주춧돌을 놓는 일에 묵묵히 힘을 보태준 친구들이었다. 블로터본부를 떠나 새로운 길을 선택했지만, 블로터로서 활동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진심으로 앞날에 행운을 빈다.

떠난 사람의 빈 자리를 delight가 채워줬다. 자그마한 체구에 조용한 친구다. 나 하고 있을 땐 좀 시끄럽지만… IT업계, 특히 SW업계에서는 아이디만으로도 눈치채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블로터닷넷에 대한 컨셉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조언을 많이 해줬던 친구다. 의욕과 열정이 넘친다. 담배도 끊겠다는데… 그건 지켜봐야 겠다. 
말 나온 김에 블로터본부 일꾼들을 좀 소개할 까 한다. 

delight 뒤쪽에 asadal과 eyeball이 앉아있다. asadal은 <하우PC>와 <닷21>, <이코노미21>을 거치며 IT 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인터넷과 새로운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역시 조용한 친구다. 물론, 나 하고 있으면 꽤 말이 많지만…독일어를 전공했다는 데 실력을 확인해 볼 기회는 한번도 없었고, 단지 그가 쓰는 아이디중에 독일어 같은 게 있어 그의 전공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정도다. ㅎㅎ. 꼼꼼한 친구다. 그리고 생각이 깊다. 

eyeball, 한글 이름의 뜻을 풀어 만든 아이디다. 재치있는 친구려니 생각하면, 약간 오해다. ^^ 그의 마력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다. 기관차같은 추진력과 열정, eyeball을 지탱하는 힘이다. 통신과 컴퓨팅 기술의 만남을 주제로 현장을 누비고 다닐 것이다. 블로터본부에서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그 중에 한가지 살짝 귀띔하면, 라디오방송 운영이다. 머지않아, eyeball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블로터닷넷에서 듣게 될 것 같다. 

delight, asadal, eyeball 모두가 공교롭게 기자생활 8년째다. 베테랑 세 친구들이 바라볼 IT세상이 기대된다. 

그 사이 또 한 곳의 언론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수익모델’이다. 

"새로운 컨셉이라면, 새로운 수익모델도 있는 것인가." 왜들 수익모델에 그리 관심이 많은지, 오히려 궁금해질 지경이다. 하지만, 이 역시 비즈니스라면 수익모델에 대한 해답은 분명히 있어야 할 터. 나도 분명 질문을 던진다면, 수익모델이 제일 먼저 나왔을 것이다.

"전통적인 미디어 비즈니스의 수익모델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내놓는 답은 뻔하다. 광고수익이 주 수익원이고, 여기에 컨텐츠 유료화를 추진한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상대는 여지없이 시큰둥해진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말에 대한 실망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수익모델이 아니라, ‘수익공유 모델’이다. 공동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익 공유를 기본 원칙으로 천명한 만큼, 수익모델 자체 보다는 공유의 원칙과 구체적인 모델이 더 궁금하지 않을까. 사실 물어보긴 했는데, 대충 넘어갔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가 이런 기사를 썼다. ‘UCC 승부수는 수익 분배’.

음, 블로터닷넷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자, 가장 큰 숙제다. 기사 내용중에 판도라TV 김경익 사장이 UCC의 미래가치와 관련 ▲UCC 보상 시스템 ▲프리미엄(Premium) UCC 판매 시스템을 꼽았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새겨들을 말이다. 표현은 달라도 블로터닷넷의 수익공유 모델의 기본 축도 그렇다. 새로운 미디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숙제인 모양이다. 

블로터닷넷의 수익공유 모델에 대해 현재 구체적으로 공개할 생각이 없다. 괜히 너스레를 떠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앞서 말한대로 우리 모델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보안유지를 위해서다. 또한 우리가 생각한 공유모델에 대한 현장 테스트가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섣불리 밝힐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 

기대된다. 모든 것이…

[블로터닷넷] 9월6일, 취재를 당하다

10년 넘게 취재를 해왔다. 저쪽에서 마주하고 있는 상대에게 난 주로 질문을 던졌고, 상대는 대답을 했다. 그런데 처음으로 저쪽 자리에 앉아봤다. 그리고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충실히 답변을 해야 했다. 참, 어색했다. 

오늘 오후 한겨레신문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겨레 사옥 4층에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의 이정환 기자가 나를 ‘저쪽’에 앉혀놓고, 물었다. 

"벤치마킹한 모델이 있느냐."
"오마이뉴스와는 뭐가 다른 거냐."
"수익모델이 뭐냐."

진땀을 흘리며 질문에 답했다. 그 꼴이 너무도 우스웠던지, 함께 동행했던 친구가 한 마디 했다. "취재만 하다 취재를 당하는 모습을 보니, 이게 바로 뉴스감이네." 그 친구는 유명한 블로거다. 자기 블로그에 이 모습을 써서 올려야 겠단다. 이런, 심플. 하긴, 난 취조를 당하는 게 이런 건가 싶었으니… 

사실 <이코노미21>은 내 전 직장이다. <이코노미21>의 전신인 <닷21>이 2000년 창간될 때 창간 멤버였다. 더구나 나를 ‘취조’하는 이정환 기자는 당시 창간멤버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기자이고, 함께 일했던 동료이자 후배였다. 

그는 현직 기자이면서 또 유명한 블로거다. 그가 운영하는 이정환닷컴(www.leejeonghwan.com)을 가 보시라. 어떤 친구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올해의 블로그’ 상을 받기도 했단다.(어디서 준 거였더라???) 더구나 ‘1인미디어 공동체’라는 컨셉의 사이트를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그 친구는 취재보다는 거의 취조였다. 꽤 깊숙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음, 얘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몇번을 망설이다, 주섬주섬 답변을 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들리는 말. "어, 그건 오프더레코드입니다. 거기까지 얘기하면 어떻게 해요. 기자 출신 맞아요.?" 

‘이 잔소리꾼을 내가 왜 데리고 왔을까…’ 눈 한번 흘기고 나서 바로, 
"어, 그래, 그 얘기는 우리 모델의 핵심이고 아직 공개할 수 없는 거니까. 좀 참아줘라."

그래도 이건 나았다. 사진기자에 이끌려, 이런 포즈, 저런 포즈, 어색한 웃음 짓는 기분은 으… 끔찍했다. 하지만, 블로터닷넷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일이니 겅중겅중 뛰라면 뛰어야지.^^

진땀나는 경험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블로터닷넷에 대해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아닌겠는가 생각하면 말이다. 

좋은 소식이 또 있다.

블로그 포털로 유명한 올블로그(www.allblog.net)에 블로터닷넷에 대한 얘기가 올라갔다. 1인미디어 뉴스 공동체가 떴다는 소식이 블로거라면 다 모인다는 올블로그에 올라, 실시간 인기글 1위에 등극(^^)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금도 추천글 상위에 랭크돼 있다. 

오픈 첫날부터 미디어오늘에서 취재를 당한 것 까지 치면, 아주 고무적인 소식 아닌가. 이 기쁜 소식들을 블로터닷넷 식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기쁜 소식은 다른 것이다. 이런 전화가 왔다. 

"블로터닷넷에 광고 올리고 싶은데,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오픈 이틀만에 말이다. 

<미디어오늘에 난 블로터 출범 기사>

[블로터닷넷] 9월5일 12시간의 비망록

0시.

"아니 이게 왜 이렇지, 화면에 우주 문자가 난무하네…"
"다른 사람도 그런 가 살펴봐."
"어, 난 괜찮은데…"

"선배, 올라왔던 기사 하나가 사라졌는데요."
"기사가 왜 사라져. 꼼꼼이 살펴봐."
"진짠데요. 없어요. 섹션 구분에는 있는데…"
"헤드라인 more 기능 없애기로 하면서,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개발팀에 빨리 연락해."

"메일은 아직 안되나요. 이상하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확인해보고, 호스팅 업체에 확인해봐."

뭐, 대충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 새벽으로 가고 있었다. 계속 개발팀과 핫라인을 열어놓고 점검, 또 점검.


03시.

"이제 ip를 열까요. 마무리가 된 것 같은데요."
"아, 한 가지만 더, 우측 하단에 빈자리가 아무리 봐도 좀 썰렁한 것 같아요. 빈자리를 좀 채우죠."
"예, 그럼 그렇게 하고 열도록 하죠."
"그럽시다. 마지막까지 수고 좀 해주세요. 이쪽에서도 계속 체크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개발팀과 마지막(?) 통화후 그렇게 블로터닷넷이 세상에 공개됐다. 음… 


05시.

"개발팀이죠. 일단 현재까지는 별 문제 없는 것 같은데 잠시 샤워 좀 하고 와도 되겠죠."
"예. 여기서 계속 체크하고 있으니까, 특별한 일 있으면 연락드리죠."

집이 사무실에서 좀 가까운 편이다. 들어가, 뜨거운 물 끼얹고 다시 컴퓨터 앞으로 쪼르르. 이것 저것 보고 또 보다가, 아뿔싸 깜빡 잠이 들었다.

07시13분.

"아이쿠, 이런. 몇시야, 7시13분. 헉"

부랴부랴 옷 주워입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급한 맘만큼이나 자전거 페달도 빠르게 돌았다. 바람은 상쾌했다. 가을이었다. 불혹의 가을.

08시.

"어, 화면이 또 이러네. 왜, 우주문자지."
"여전히 그래? 그럼 큰일이잖아. 왜 그러는 거야."
"…"
"그거 브라우저 인코딩 한 번 봐."
"어, 이게 서유럽으로 돼 있네. 이런… 죄송합니다."
"으이구"

"그런데 내건 또 왜 이러냐. 웹사이트 홈페이지 주소가 왜 자꾸 바뀌어있나. 분명히 바꿔놨는데… 우리 사이트 이상한 거 아니에요."
"야, 너 스파이웨어 잡는 거 안깐 거 아냐."
"어, 그런가. 어디. 어, 그렇네. 이제 괜찮네. ㅎㅎ"

이렇게 놀라고, 다시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지막 한시간을 보냈다. 9시 출근 시간을 사실상의 D데이로 잡았었다. 

08시45분.

"똑똑, 수고 많으셨네요."
"아, 예. 고맙습니다. 관심갖고 봐 주셔서… 어떤 것 같습니까."
"깔끔하고 보기 좋은데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첫 외부 반응. 메신저였다. "음…"

09시10분.

"우와, 이런 거 만들려고 그동안 그렇게 숨어있었나요."
"아직 많이 부끄럽습니다."
"어유, 좋은데요. 성공하실 겁니다. 감축드립니다."
"예, 정말 고맙습니다."

또 다시 메신저. 역시 아이티 세상이군. "혹시 또 모르니까, 계속 체크들 해보자."

"이거 아무리 봐도 폰트가 좀 이쁘지 않은데요 좀 바꾸는 게 어떨까요."
"영원한 베타 버전이라고 생각하자. 아직 우리 아이디어 절반도 구현 못했잖냐.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10시20분.

"똑똑." 또 메신저다.

"왜 싼바의 열하일기는 텅 비어있나요."
"아, 예. 잔뜩 기대하게 만들려구요. ㅋㅋ."
"ㅎㅎ. “고생하셨어요. 깔끔하고 좋은데요."
"감사합니다. 소문좀 많이 내주세요."

아직까지 반응은 좋다. 그런데…

"어이. 나다. 지금 막 보고 있다. 이거 왜 이러냐."
"어, 형. 왜요."
"사이트가 너무 가벼워 보여. 좀 진중한 맛이 없는데."
"그런가요."
"그래, 컨셉도 좋고, 컨텐츠도 괜찮아 보이는데, 사이트가 좀…"
"그래요. 계속 지켜봐주세요. 저희도 여론 수렴 계속 할게요."
"그래, 그것도 그거지만, 일단 오픈 하는 것은 축하하는데. 범아, 진짜루 비즈니스를 하는 거라면, 맘 독하게 먹어야 한다. 니가 한다니까, 정말 축하하고 잘 됐으면 좋겠는데, 내가 니 성격 잘 않잖냐. 내가 다 불안하다."
"무슨 얘긴지 알았어요. 고마워요."
"그래, 알았으면 됐고. 일단 나도 블로터로 가입했다. 고생해라."

대체로 블로터닷넷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하면, 내게 돌아오는 주변의 반응은 비슷했다. 딱 2가지로 확연히 구분된다. 하나는 분에 넘치는 칭찬이다. 그걸 쓰자니, 좀 그렇고. 다른 하나는 "글세 다 좋은데, 사람이 너무 유해서 그게 걱정이네. 그냥 기자면 모르겠는데, 비즈니스라고 하면 좀 다른데…"

‘유하다’는 표현도 사실 좋게 말해 준 거다. ‘나이브하다’, ‘감상적이다’, ‘여전히 철이없다.’ ‘융통성이 없다. 뭐, 대충 이런 말인 게다. 음. 맞는 얘기다. 어쩌나. 확 바뀌어야 하나. 어떻게 바꾸지. 하여튼 뭔 말인지 알겠다. 선배들의 애정어린 조언이니 새겨듣자.

"똑똑". 또 메신저다. 정말 메신저 세상이다.

11시30분.

‘딸깍’. 이번엔 메일이 주르르 떨어진다.

"우와, 멋진데요. 고생많으셨습니다."
"어찌 이런 깜찍^^한 아이디어를…"
"축하합니다…김 사장님 ㅎㅎ 이렇게 불러도 되나요…"

"어, 데스크 블로터 기사가 하나 올라왔네. 어, 박 이사님 이시군."
"어이쿠, 이런 편집기에 이런 오류가 있었네… 아니, 어떻게 이걸 몰랐지."
"개발팀이죠…"


12시35분.

"일단 먹고 합시다. 오늘은 뭘 먹나."
"전, 도시락 싸왔는데요. 다녀오시죠."
"헉, 도시락을 싸왔어. 밥먹으로 나가는 시간도 아깝다 이거지. 훌륭한 자세야."
"그게 아니구요. 점심값 아낄려구 그래요."
"왜, 점심값이 없어?"
"아유, 참. 월급 많이 달라고 시위 하는 거잖아요. 나 원, 이렇게 감이 떨어져서야…ㅉㅉ"
"허허…"

‘나쁜 놈. 오픈하자마자, 월급 타령이네. 어디 두고보자. 헉, 이런, 나도 어느새…’

그래도 여유가 좀 생긴 모양이다. 다들. 그래, 우리도 도시락 시켜 먹자.

13시30분.

"당신이야. 반응은 좀 어때. 회원 많이 가입했어?"
"아직 좀 더 봐야지. 점심은 먹었나?"
"응.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고. 고생했어요."
"그래, 고맙다."

마누라의 축하 인사를 끝으로 창간 첫 날 오전이 마무리 됐다. 한숨 돌려도 되려나…

"저 안군데요. 2시까지 기획기사 2부 날릴게요. 바로 처리해서 올려주세요."

아, 이제 시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