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추석 선물, '영화 시사회'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 13명이 작은 교실 한가운데 모여 앉았으니, 정신이 없을 수 밖에. 끊임없이 떠들어 대는 게, 귀가 멍멍할 정도다. 추석 대목의 시장 모습 그대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송은호 담임선생님은 속이 탄다. 아이들의 철없는 장난이나 대책없이 질러대는 고함소리때문이 아니다. 잠시 후 시작될 영화시사회의 ‘흥행’ 걱정 때문이다.

“어머니회 회장님, 학원 원장님, 교회 목사님들께도 일일이 참가를 부탁드렸는데, 글쎄 모르겠어요. 많이들 모여주실지…”

옆에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 강현숙 차장도 한 걱정 보탠다. “관객이 많이 모여야, 아이들도 좋아할 텐데…”

선생님들의 한숨과 걱정이야 ‘나 몰라라’다. 아이들은 여전히 정신없이 치고박으며 조잘댄다. 10월2일 오후 5시. 영화시사회를 2시간 앞 둔 증산초등학교 4학년 교실 모습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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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서울에서 형, 누나들이 왔다. 우리랑 같이 영화만든단다.”

영화시사회를 보겠다고 꾸역꾸역 찾아간 곳은 강원도 정선 남면 무릉리. 사북과 고한이 지척거리에 있어, 한 때 꽤 북적대던 탄광촌이었던 곳. 그 때는 한 회 졸업생이 무려(?) 100명이 넘어서기도 했었다. 지금은 학년당 학급수가 달랑 하나씩. 한 회 졸업생도 한 학급 수만큼 밖에 안된다. 10여명 정도. 그나마 인근에 들어 선 강원랜드 덕분(?)에 더 이상의 인구 감소는 면하고 있는 곳.

이 곳의 유일한 학교인 증산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 지난 9월28일 서울에서 대학생 형, 누나들이 카메라를 들고 찾아왔다. “자, 여러분 이제 우리끼리 영화 한번 만들어볼까요.” 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이 마련한 ‘찾아가는 미디어교육’ 선생님들이다. 전국 두메산골을 돌며 아이들에게 미디어 체험을 해주는 고마운 선생님들이다.

카메라 장비를 신기하게 쳐다보던 아이들은 곧 작업에 돌입, 이후 4박5일동안 두 편의 영화를 자기들끼리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바로 이날 저녁, 부모님과 친구들, 형 누나, 언니들을 불러놓고 영화시사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시사회를 앞두고 조촐한 자축파티가 마련된 교실에서 아이들의 철없는 장난과 선생님들의 걱정이 교차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자꾸 웃는 바람에 NG가 많이 나서 힘들었어요.” 친구들과 한창 떠들어대던 영화감독 준원이도 인터뷰에는 응했다. ‘시시때때로 웃어대는 아이들’이 제일 힘든 에피소드였단다. 옆에 있던 카메라감독 태근이는 “다음에 혼자서도 다시 카메라를 잘 만질 수 있을까” 그게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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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밖 어디선가, 사물놀이패의 장단이 요란하다. 6학년 형, 누나들이 시사회에 앞서 축하공연을 해주기로 했단다. 축하공연 리허설이었다.

송은호 담임선생님의 초조함은 시간이 갈수록 더하다. “추석 연휴가 시간된데다, 오늘은 학교도 휴업일이라서…” 관람객이 얼마나 올 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런 기회가 있다는 말을 후배통해 듣고 적극 유치에 나셨죠. 증산초등학교는 도시의 큰 학교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골 분교나 섬마을 학교처럼 아주 작지도 않은 어중간한 규모여서 오히려 이런 외부의 지원이 더 없었어요.” 송 선생님은 ‘사각지대’의 애환을 무기로 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을 적극 설득했고, 결국 폐광촌 아이들에게 영화만들기 체험이라는 소중한 한가위 선물을 마련해 준 것이다.

“신청하는 곳은 많은데, 어디를 선정해야 할 지 저희도 고민이 많죠. 소외된 지역이어야 하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의지가 높은 곳이 선정의 기준이 되지요.” 다음커뮤니케이션 강현숙 차장의 말이다. 다음의 사회공헌팀에서 두메산골을 찾은 것은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 한달에 한번은 이런 소외지역을 찾고 있다. 거의 일주일을 지역에서 숙식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만든다. 신청학교가 많아, 올해말까지는 가야 할 곳이 모두 정해졌단다. 떠나올 때는 캠코더도 학교에 기증하고 온다니, 참 좋은 일이다.

저녁 7시. 마침내 영화시사회가 시작됐다. 선생님들을 그토록 애타게 만들었던 ‘흥행’ 성적은? 100명 가까이 운집한 대박(^^)이었다. 아이들이나, 선생님들, 객석의 부모님들 모두 1시간 내내 환한 웃음꽃을 피웠다.




<특별한 영화, 그 제작일지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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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리오의 시작, 그것은 아이들의 아이디어 쪽지에서 시작됐다. 유난히 달리기 얘기가 많았다. 얼마전 체육대회가 있었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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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카메라야, 여기를 이렇게 누르면…” 대학생 형의 설명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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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태근아, 화면이 보이지?” 태근이는 별명이 태극기란다. 카메라감독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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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영화가 만들어지는 건가?” 영화 제작에 앞서 몸풀기로 애니메이션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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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구요?”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눈매가 사뭇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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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선생님 준비되셨지요? 이제 갑니다.” 담임선생님이 까메오로 캐스팅됐다. 긴장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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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20분전. “어, 근데 관객이 없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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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엄마, 아빠, 형, 누나 모두모두 모였다.” 대박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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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원이와 은주가 사회를 맡았다. 준원이는 <그대로 좋아>의 감독, 은주는 <나도 1등 할 수 있다>의 감독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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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릴 때는 언제고…” 6학년 형, 누나들은 영화 찍을 때 못한다고 놀려대더니, 막상 동생들 시사회에서는 축하공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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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심히 찍었습니다. 재밌게 봐 주세요.” 시사회 공연에 앞서 스텝진과 배우들의 인사 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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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영화 시작. “아이,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관객보다 더 영화에 몰두하고 있는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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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애들이 뭘 찍었다는 거야?”, “어, 제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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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감사합니다.” 시사회는 아이들 웃음처럼 환하게 끝을 맺었다. 

<사진 제공 : 다음커뮤니케이션>

27일 '핸디 솔루션 데이' 개막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가 개최하는 최대규모의 고객 대상 컨퍼런스가 열린다. 

핸디소프트(www.handysoft.co.kr )가 27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하는 ‘2006 핸디솔루션 데이’는 사전 등록자만 2천여명에 이르는 대형 컨퍼런스.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 IT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핸디소프트는 최근의 급변하는 시장환경,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투자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며 비용 절감을 이루기 위한 7 가지 핵심 축(Pillars)를 제안할 계획이다. 이는, 기업이 진정으로 투자대비 수익률(ROI)을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질적인 관점에서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핸디소프트측은 설명했다.

기조 연설에 나서는 카이스트의 이병태교수는  비즈니스의 스피드와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전략과 수단으로서, BPM 과 SOA의 관계를 설명할 예정이며, 핸디소프트의 미국 현지법인인 핸디소프트글로벌(www.handysoft.com )의 스캇 번스 (Scott Byrnes)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미국에서 핸디소프트의 사업 성과와 구축 사례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사진은 지난해 행사 모습)

또한, 핸디소프트의 연구개발본부장인 안유환박사의 핸디소프트 제품 로드맵과 신제품 출시 계획 등이 밝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공공, 금융, 제조업 등에서 실제 구축 사례도 발표된다.

남당리 대하축제를 다녀오다

최고의 주말 날씨.

얄궂게도 주말만되면 날씨가 심술궂더니, 지난 주말은 최고라 할 만큼 날이 좋았다. 오랜만에 가족나들이 ‘쎄게’ 한번 가보자 해서 정한 곳이 충남 홍성. 대하축제가 열린다는 남당리로 떠났다. 

최악의 교통 체증.

날좋은 주말이니, 다들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게다가 추석을 앞두고 벌초가는 사람들까지 가세했다고 하니… 교통방송은 시시각각 "최악의 교통상황이…."를 외쳐댔다. 

차를 돌릴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을 계속하다(사실 고속도로 중간에서 돌릴 수도 없었다), 끝내 도착한 곳, 남당리. 천신만고끝에 도착해서일까. 새우맛은 달았고, 꽃게탕도 근사했다. 같이 간 집사람이나 처제도 "새우가 달다"고 했다. 아들 녀석도 게걸스레 잘도 받아 먹었다.

꽃게탕도 괜찮았는데, "육수맛이 아주 좋네요"라는 인사에 주인집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 "육수가 좋아야지요. 우리만의 비법이있지요." 여기까지다. 비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쩝.

오랜만에 들러 본 바닷가. 그리고 제철 만난 새우와 전어구이, 꽃게. 장터 노래자랑(연예인도 나왔다. ^^)까지 둘러본 후, 노을지는 갯마을을 떠났다. 12시간 여정의 기록이다. 



이건 자연산이란다. 1Kg에 3만5천원. 양식은 1Kg에 3만원. 우린 양식을 먹었다. 1Kg에 한 30마리 정도 된 것 같다.

대하축제가 한창인 남당리 포구의 메인 스트리트.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좌회전해서 20분쯤 오면 이곳에 도착한다.

이게 양식 새우다. 가게마다 이 커다란 통속에 왕새우가 가득했다.


  
바닷가에 새우만 있는 건 아닐 터. 피조개, 백합, 개불, 꽃게 등등도 가게마다 넘쳐난다. 

그 유명한 서해안 전어.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만 한 지, 직접 맛을 보시라. 

이렇게 굽는다. 전어를. 대하 1Kg 시켰더니, 전어도 세마리 구워줬다.

시골 축제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춤자랑, 노래자랑. 재미있었다. ㅎㅎ

올해 74살 되셨단다. 여든 넘은 ‘형님’들을 위해 무대에 올라오셨단다.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연예인도 볼 수 있었다. 누구냐고. 아시는가, 진시몬이라고…

새우를 먹고 바닷가로 둘러 볼 수 있다. 물이 빠지면 갯벌이 드러난다.


대하를 구워주는 식당들은 대부분 바닷가에 이런 모양의 수상가옥 형태다. 우리가 식당에 들어갔을 때는 이 식당들이 물에 잠겨있었다.

포구 입구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여기 말고도 차 댈 곳은 많았다.

서해, 그 쓸쓸함에 대하여…

"이게 시야?"

엄마, 옷 사줘.
너를 팔아 사줄까?

이게 시란다. 한겨례 이미경 기자가 좋은 시라며 보내준…
좋은 시집이 나왔다며, 한권 사보라고 권한다. 

이 기자가 쓴 짧은 서평이다. 서평을 보고 맘을 굳혔다. "사 봐야 겠다"

강원도 사북 탄광마을에 오랜만에 옷장수가 찾아왔다. 6학년 명희가 엄마를 조른다. “엄마, 옷 사줘.”“너를 팔아 사줄까?” 가난한 살림에 입성 깔끔한 것은 호사 중의 호사다. 모녀의 대화는 덜고 보탤 것도 없이 <옷장수>라는 시가 됐다. 매일 아침 깜깜한 지하 탄광으로 들어가 “집에 올 때는 쓰껌헌 탄가루로 화장을 하고 오시는” 아빠는, 월급날에도 밀린 빚독촉에 시름을 덜 줄 모른다.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아버지 월급 쓸 것도 없네.” 6학년 재옥이는 <아버지 월급>이라는 두 줄짜리 시로 현실을 절묘하게 간추린다.

 1997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임길택 선생님은 1980년대 초반, 강원도 탄광마을과 산골 분교 교사로 있으면서 아이들이 쓴 시를 문집으로 펴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아이들이 비뚤배뚤 쓴 몇 줄짜리 시가, 오지 마을을 소재로 한 어떤 신문기사보다 현실감 있고, 어떤 문학작품보다 감동적이었던 탓이다. 눈물 쏙 빠지게 웃기다가도 어느새 코 끝을 시큰하게 만드는 아이들의 노래가, 20여년만에 <아버지 월급 콩알만하네>(사북초교 어린이 시)와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정선 봉정분교 어린이 시), 두 권의 책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산골마을 아이들은 부모가 밭에 나간 사이 동생을 업어주고, 갓 태어난 송아지에게 몰래 배춧잎과 콩깍지를 넣어주며 자란다. 고추밭에서 고추보다 더 큰 명아주풀을 뽑느라 허리가 아프고, 모내기 할 때 모를 날라주는 ‘못강아지’가 하기 싫어 몸을 배배 꼬다가도 허리 못 펴고 일하는 엄마를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탄광마을 아이들은 주인집 아이들과 싸움박질이 예사다. “우리가 과자같은 게 있으면 같이 노는 척 하면서 과자를 빼앗아 먹지만, 지네들이 과자가 있으면 우리랑 같이 안노는” 주인집 아이들이 얼마나 밉상이겠는가. 20여년 전 “나도 크면 아버지처럼 광부가 되겠지”했던 6학년 우홍이는 지금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농부나 거지가 되었으면 되었지 죽어도 광부는 되지 말라”셨다는 아버지 말씀을, 그는 그대로 따랐을까. 보리/각 권 8500원.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웹2.0과 UCC, 그리고 수익모델

"웹2.0은 없다. 웹2.0이 사기라는 걸 보여주겠다."

 얼마전 잘 알고 지내는 기자와 통화를 하던 중,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온 자신에 찬 소리였다. 요지인 즉슨, “웹2.0이 내세우는 개방, 참여, 공유의 정신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졌거나, 불연듯 툭 튀어오른 게 아니”라는 얘기였다.

 기자란 ‘기를 쓰고 의심하는 자’들이다. 나쁜 의미가 아니다.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거나 하여튼 확인이 될 때까지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 고약한 직업이 바로 기자다. (혹, 기자를 만나 얘기를 할 나눌 기회가 있다면, 그의 의심에 찬 눈초리와 질문에 오해 마시기를.) 올초부터 말 그대로 ‘폭풍’처럼 휘몰아 친 ‘웹2.0’의 열풍에 뭔가 미심쩍은 시선과 의구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기자라 할 수 없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투철한 기자정신의 발로를 주체못한 이 기자는 강원도 정선에 다녀왔다. 정선 5일장을 누비고 다니며 그는 그곳에서 ‘웹2.0이 있기 전에 이미 정선 5일장에 개방과 공유와 참여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그리고 탐사르뽀 기사를 게재했다. IT전문 미디어에서 보기드물게 참신한 주제와 기사였다.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고, 많은 부분 공감했다.

새롭지 않은 것을 새로운 것이라 포장해 교묘한 상술로 이용하려 든다면, 분명 손가락질 받아 마땅할 것이다. 정선 5일장 르뽀기사에서 기자가 얘기하고자 했던 뜻이 바로 그런 경계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귀담아 들을 만 하다.

허나, 예전부터 있어왔고 지금도 있는 ‘그 무엇’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는 것은 중요한 사건이다. 난 웹2.0을 그렇게 이해한다. 이 대목에서 시 한 구절 읆어보자. 가을 아닌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들판에 널려있는 갖가지 색깔의 예쁜 ‘그 무엇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 무엇을 ‘꽃’이라 부르게 되면서 비로서 의미를 갖게 된 것 처럼, ‘웹2.0’도 그렇게 이해했으면 싶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활동중에 ‘마케팅’이란 게 있다. ‘교묘한 상술’이란 우리말과 언뜻 배치되는 듯, 궁합이 맞는 듯 하다. 허나 교묘한 상술에는 ‘속임수’란 의미가 담겨있지만, 마케팅에는 ‘전략’이란 의미가 숨어있다.

사실 웹2.0에 대한 냉소적 시선이 쏟아지게 된 배경은 웹2.0 그 자체보다, 그것을 비즈니스 마케팅에 활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전략적 마케팅이 아닌 교묘한 상술로 비쳐지는 경우가 많아진 모양이다.

하지만, 흐름에 편승한 상술인지, 전략적 마케팅인지는 지금 섣불리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본다. 왜, 나도 지금 웹2.0의 가치를 지렛대 삼아 1인미디어의 뉴스공동체라는 실험적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UCC’가 더 관심이다. 한다 하는 인터넷 사이트치고 ‘UCC 강화한다’는 얘기 없는 곳이 없다. 새로 뜨는 사이트들도 대부분 ‘UCC’ 깃발을 펄럭인다.

웹2.0을 좀 더 구체화하고 현실화한 것이 ‘UCC’다. 개방, 공유, 참여의 가치를 구현한 실체적인 개념인 셈. 그런데, 이 UCC에도 ’허상‘이라는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웹2.0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태생이 같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UCC 역시 ‘인터넷은 이미 그 자체가 참여의 공간이었다’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상술 용어’ 취급을 받을 처지다.

웹2.0와 마찬가지로 UCC 열풍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역시 ‘업자’들 탓이다. 너도나도 UCC 비즈니스를 표방하며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렇다 할 ‘수익모델’도 없이 떠들어 대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말은 거룩하고 거창한데, 그래서 돈은 어떻게 벌 건데”라는 공격에 아직은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게 비즈니스 현장의 본 모습이니까.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수익모델의 부재’가 아니라 ‘수익공유 모델의 부재’가 핵심이다. UCC를 논한다면, 그것도 비즈니스로 접근한다면, 기업과 참여자의 ‘수익공유’ 또는 ‘수익배분’이 관건이다.

판도라TV(www.pandora.tv)의 김경익 사장은 UCC의 미래가치를 ‘UCC 보상 시스템’과 ‘프리미엄(Premium) UCC 판매 시스템’으로 꼽았다. 지난주에는 UCC를 사고 파는 장터(www.pixcow.com)도 생겼다. 블로터닷넷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도 ‘수익공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수익공유와 배분이 UCC 성패의 열쇠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다만, 공유와 배분의 모델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거나, 결과를 예측하기엔 이르다는 점이 문제일 뿐이다.

이제 곧 곳곳에서 수익공유와 수익배분의 모델들이 하나 둘 쏟아질 것이다. 과연 어떤 모델이 등장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것이 성공 모델로 자리잡을 지 궁금하다. 시쳇말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이 열쇠를 움켜쥐는 자가 UCC 논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이다.

[블로터닷넷] 아이뉴스24에 올라온 블로터 이야기

11일 IT 전문 온라인 뉴스 <아이뉴스24>에서 회사를 방문했다. 블로터닷넷을 취재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김현아 기자가 집요하게 이것저것 캐묻더니, 다음날인 12일 블로터닷넷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대체로 의미있는 실험이라는 평가속에 블로터닷넷의 특징과 편집시스템을 자세히 소개했다. 

http://www.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223372&g_menu=020100

[블로터닷넷] 그날 이후, 1주일

‘1인미디어의 뉴스공동체’. 이 거룩한 슬로건을 앞세워, 블로터닷넷이 출발한 지 어느새 1주일이 지났다. 가슴졸이며 지켜보는 동안 큰 사고없이 지나왔으니 무엇보다 다행이다. 돌이켜보면 어떻게 일주일이 지났는지…이제 한 시름 놓아도 될 듯 싶다. 

허나, 매일매일 새롭다. 생각도 못한 일들이 삐죽삐죽 솟아난다. 아차 싶기도 하고,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지기도 한다. ‘아,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다시, 머리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 헤매는 일이 반복된다. 그래, 어찌됐든 풀어가야 한다. 

짧은 1주일, 그 사이 블로터닷넷에 적지않은 변화가 있었다. 떠난 사람이 생겼고, 새로운 식구가 들어왔다. 안타까움과 기대가 교차된다. 

창간 준비를 함께 했던 zenith와 nanugi가 블로터닷넷을 떠났다. 창간 준비를 함께 해왔던 동지들이어서, 안타까운 맘이 크고 미안하다. 블로터닷넷의 주춧돌을 놓는 일에 묵묵히 힘을 보태준 친구들이었다. 블로터본부를 떠나 새로운 길을 선택했지만, 블로터로서 활동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진심으로 앞날에 행운을 빈다.

떠난 사람의 빈 자리를 delight가 채워줬다. 자그마한 체구에 조용한 친구다. 나 하고 있을 땐 좀 시끄럽지만… IT업계, 특히 SW업계에서는 아이디만으로도 눈치채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블로터닷넷에 대한 컨셉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조언을 많이 해줬던 친구다. 의욕과 열정이 넘친다. 담배도 끊겠다는데… 그건 지켜봐야 겠다. 
말 나온 김에 블로터본부 일꾼들을 좀 소개할 까 한다. 

delight 뒤쪽에 asadal과 eyeball이 앉아있다. asadal은 <하우PC>와 <닷21>, <이코노미21>을 거치며 IT 전문기자로 활동해왔다. 인터넷과 새로운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역시 조용한 친구다. 물론, 나 하고 있으면 꽤 말이 많지만…독일어를 전공했다는 데 실력을 확인해 볼 기회는 한번도 없었고, 단지 그가 쓰는 아이디중에 독일어 같은 게 있어 그의 전공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정도다. ㅎㅎ. 꼼꼼한 친구다. 그리고 생각이 깊다. 

eyeball, 한글 이름의 뜻을 풀어 만든 아이디다. 재치있는 친구려니 생각하면, 약간 오해다. ^^ 그의 마력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다. 기관차같은 추진력과 열정, eyeball을 지탱하는 힘이다. 통신과 컴퓨팅 기술의 만남을 주제로 현장을 누비고 다닐 것이다. 블로터본부에서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그 중에 한가지 살짝 귀띔하면, 라디오방송 운영이다. 머지않아, eyeball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을 블로터닷넷에서 듣게 될 것 같다. 

delight, asadal, eyeball 모두가 공교롭게 기자생활 8년째다. 베테랑 세 친구들이 바라볼 IT세상이 기대된다. 

그 사이 또 한 곳의 언론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수익모델’이다. 

"새로운 컨셉이라면, 새로운 수익모델도 있는 것인가." 왜들 수익모델에 그리 관심이 많은지, 오히려 궁금해질 지경이다. 하지만, 이 역시 비즈니스라면 수익모델에 대한 해답은 분명히 있어야 할 터. 나도 분명 질문을 던진다면, 수익모델이 제일 먼저 나왔을 것이다.

"전통적인 미디어 비즈니스의 수익모델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내놓는 답은 뻔하다. 광고수익이 주 수익원이고, 여기에 컨텐츠 유료화를 추진한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상대는 여지없이 시큰둥해진다. 새로울 것이 없다는 말에 대한 실망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수익모델이 아니라, ‘수익공유 모델’이다. 공동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익 공유를 기본 원칙으로 천명한 만큼, 수익모델 자체 보다는 공유의 원칙과 구체적인 모델이 더 궁금하지 않을까. 사실 물어보긴 했는데, 대충 넘어갔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가 이런 기사를 썼다. ‘UCC 승부수는 수익 분배’.

음, 블로터닷넷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자, 가장 큰 숙제다. 기사 내용중에 판도라TV 김경익 사장이 UCC의 미래가치와 관련 ▲UCC 보상 시스템 ▲프리미엄(Premium) UCC 판매 시스템을 꼽았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새겨들을 말이다. 표현은 달라도 블로터닷넷의 수익공유 모델의 기본 축도 그렇다. 새로운 미디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숙제인 모양이다. 

블로터닷넷의 수익공유 모델에 대해 현재 구체적으로 공개할 생각이 없다. 괜히 너스레를 떠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앞서 말한대로 우리 모델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보안유지를 위해서다. 또한 우리가 생각한 공유모델에 대한 현장 테스트가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섣불리 밝힐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 

기대된다. 모든 것이…

[블로터닷넷] 9월6일, 취재를 당하다

10년 넘게 취재를 해왔다. 저쪽에서 마주하고 있는 상대에게 난 주로 질문을 던졌고, 상대는 대답을 했다. 그런데 처음으로 저쪽 자리에 앉아봤다. 그리고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충실히 답변을 해야 했다. 참, 어색했다. 

오늘 오후 한겨레신문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겨레 사옥 4층에 경제주간지 <이코노미21>의 이정환 기자가 나를 ‘저쪽’에 앉혀놓고, 물었다. 

"벤치마킹한 모델이 있느냐."
"오마이뉴스와는 뭐가 다른 거냐."
"수익모델이 뭐냐."

진땀을 흘리며 질문에 답했다. 그 꼴이 너무도 우스웠던지, 함께 동행했던 친구가 한 마디 했다. "취재만 하다 취재를 당하는 모습을 보니, 이게 바로 뉴스감이네." 그 친구는 유명한 블로거다. 자기 블로그에 이 모습을 써서 올려야 겠단다. 이런, 심플. 하긴, 난 취조를 당하는 게 이런 건가 싶었으니… 

사실 <이코노미21>은 내 전 직장이다. <이코노미21>의 전신인 <닷21>이 2000년 창간될 때 창간 멤버였다. 더구나 나를 ‘취조’하는 이정환 기자는 당시 창간멤버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기자이고, 함께 일했던 동료이자 후배였다. 

그는 현직 기자이면서 또 유명한 블로거다. 그가 운영하는 이정환닷컴(www.leejeonghwan.com)을 가 보시라. 어떤 친구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올해의 블로그’ 상을 받기도 했단다.(어디서 준 거였더라???) 더구나 ‘1인미디어 공동체’라는 컨셉의 사이트를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그 친구는 취재보다는 거의 취조였다. 꽤 깊숙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음, 얘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몇번을 망설이다, 주섬주섬 답변을 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들리는 말. "어, 그건 오프더레코드입니다. 거기까지 얘기하면 어떻게 해요. 기자 출신 맞아요.?" 

‘이 잔소리꾼을 내가 왜 데리고 왔을까…’ 눈 한번 흘기고 나서 바로, 
"어, 그래, 그 얘기는 우리 모델의 핵심이고 아직 공개할 수 없는 거니까. 좀 참아줘라."

그래도 이건 나았다. 사진기자에 이끌려, 이런 포즈, 저런 포즈, 어색한 웃음 짓는 기분은 으… 끔찍했다. 하지만, 블로터닷넷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일이니 겅중겅중 뛰라면 뛰어야지.^^

진땀나는 경험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블로터닷넷에 대해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아닌겠는가 생각하면 말이다. 

좋은 소식이 또 있다.

블로그 포털로 유명한 올블로그(www.allblog.net)에 블로터닷넷에 대한 얘기가 올라갔다. 1인미디어 뉴스 공동체가 떴다는 소식이 블로거라면 다 모인다는 올블로그에 올라, 실시간 인기글 1위에 등극(^^)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금도 추천글 상위에 랭크돼 있다. 

오픈 첫날부터 미디어오늘에서 취재를 당한 것 까지 치면, 아주 고무적인 소식 아닌가. 이 기쁜 소식들을 블로터닷넷 식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기쁜 소식은 다른 것이다. 이런 전화가 왔다. 

"블로터닷넷에 광고 올리고 싶은데,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오픈 이틀만에 말이다. 

<미디어오늘에 난 블로터 출범 기사>

[블로터닷넷] 9월5일 12시간의 비망록

0시.

"아니 이게 왜 이렇지, 화면에 우주 문자가 난무하네…"
"다른 사람도 그런 가 살펴봐."
"어, 난 괜찮은데…"

"선배, 올라왔던 기사 하나가 사라졌는데요."
"기사가 왜 사라져. 꼼꼼이 살펴봐."
"진짠데요. 없어요. 섹션 구분에는 있는데…"
"헤드라인 more 기능 없애기로 하면서,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개발팀에 빨리 연락해."

"메일은 아직 안되나요. 이상하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확인해보고, 호스팅 업체에 확인해봐."

뭐, 대충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 새벽으로 가고 있었다. 계속 개발팀과 핫라인을 열어놓고 점검, 또 점검.


03시.

"이제 ip를 열까요. 마무리가 된 것 같은데요."
"아, 한 가지만 더, 우측 하단에 빈자리가 아무리 봐도 좀 썰렁한 것 같아요. 빈자리를 좀 채우죠."
"예, 그럼 그렇게 하고 열도록 하죠."
"그럽시다. 마지막까지 수고 좀 해주세요. 이쪽에서도 계속 체크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개발팀과 마지막(?) 통화후 그렇게 블로터닷넷이 세상에 공개됐다. 음… 


05시.

"개발팀이죠. 일단 현재까지는 별 문제 없는 것 같은데 잠시 샤워 좀 하고 와도 되겠죠."
"예. 여기서 계속 체크하고 있으니까, 특별한 일 있으면 연락드리죠."

집이 사무실에서 좀 가까운 편이다. 들어가, 뜨거운 물 끼얹고 다시 컴퓨터 앞으로 쪼르르. 이것 저것 보고 또 보다가, 아뿔싸 깜빡 잠이 들었다.

07시13분.

"아이쿠, 이런. 몇시야, 7시13분. 헉"

부랴부랴 옷 주워입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급한 맘만큼이나 자전거 페달도 빠르게 돌았다. 바람은 상쾌했다. 가을이었다. 불혹의 가을.

08시.

"어, 화면이 또 이러네. 왜, 우주문자지."
"여전히 그래? 그럼 큰일이잖아. 왜 그러는 거야."
"…"
"그거 브라우저 인코딩 한 번 봐."
"어, 이게 서유럽으로 돼 있네. 이런… 죄송합니다."
"으이구"

"그런데 내건 또 왜 이러냐. 웹사이트 홈페이지 주소가 왜 자꾸 바뀌어있나. 분명히 바꿔놨는데… 우리 사이트 이상한 거 아니에요."
"야, 너 스파이웨어 잡는 거 안깐 거 아냐."
"어, 그런가. 어디. 어, 그렇네. 이제 괜찮네. ㅎㅎ"

이렇게 놀라고, 다시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지막 한시간을 보냈다. 9시 출근 시간을 사실상의 D데이로 잡았었다. 

08시45분.

"똑똑, 수고 많으셨네요."
"아, 예. 고맙습니다. 관심갖고 봐 주셔서… 어떤 것 같습니까."
"깔끔하고 보기 좋은데요. 고생 많이 하셨어요."

첫 외부 반응. 메신저였다. "음…"

09시10분.

"우와, 이런 거 만들려고 그동안 그렇게 숨어있었나요."
"아직 많이 부끄럽습니다."
"어유, 좋은데요. 성공하실 겁니다. 감축드립니다."
"예, 정말 고맙습니다."

또 다시 메신저. 역시 아이티 세상이군. "혹시 또 모르니까, 계속 체크들 해보자."

"이거 아무리 봐도 폰트가 좀 이쁘지 않은데요 좀 바꾸는 게 어떨까요."
"영원한 베타 버전이라고 생각하자. 아직 우리 아이디어 절반도 구현 못했잖냐.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10시20분.

"똑똑." 또 메신저다.

"왜 싼바의 열하일기는 텅 비어있나요."
"아, 예. 잔뜩 기대하게 만들려구요. ㅋㅋ."
"ㅎㅎ. “고생하셨어요. 깔끔하고 좋은데요."
"감사합니다. 소문좀 많이 내주세요."

아직까지 반응은 좋다. 그런데…

"어이. 나다. 지금 막 보고 있다. 이거 왜 이러냐."
"어, 형. 왜요."
"사이트가 너무 가벼워 보여. 좀 진중한 맛이 없는데."
"그런가요."
"그래, 컨셉도 좋고, 컨텐츠도 괜찮아 보이는데, 사이트가 좀…"
"그래요. 계속 지켜봐주세요. 저희도 여론 수렴 계속 할게요."
"그래, 그것도 그거지만, 일단 오픈 하는 것은 축하하는데. 범아, 진짜루 비즈니스를 하는 거라면, 맘 독하게 먹어야 한다. 니가 한다니까, 정말 축하하고 잘 됐으면 좋겠는데, 내가 니 성격 잘 않잖냐. 내가 다 불안하다."
"무슨 얘긴지 알았어요. 고마워요."
"그래, 알았으면 됐고. 일단 나도 블로터로 가입했다. 고생해라."

대체로 블로터닷넷을 시작했다는 얘기를 하면, 내게 돌아오는 주변의 반응은 비슷했다. 딱 2가지로 확연히 구분된다. 하나는 분에 넘치는 칭찬이다. 그걸 쓰자니, 좀 그렇고. 다른 하나는 "글세 다 좋은데, 사람이 너무 유해서 그게 걱정이네. 그냥 기자면 모르겠는데, 비즈니스라고 하면 좀 다른데…"

‘유하다’는 표현도 사실 좋게 말해 준 거다. ‘나이브하다’, ‘감상적이다’, ‘여전히 철이없다.’ ‘융통성이 없다. 뭐, 대충 이런 말인 게다. 음. 맞는 얘기다. 어쩌나. 확 바뀌어야 하나. 어떻게 바꾸지. 하여튼 뭔 말인지 알겠다. 선배들의 애정어린 조언이니 새겨듣자.

"똑똑". 또 메신저다. 정말 메신저 세상이다.

11시30분.

‘딸깍’. 이번엔 메일이 주르르 떨어진다.

"우와, 멋진데요. 고생많으셨습니다."
"어찌 이런 깜찍^^한 아이디어를…"
"축하합니다…김 사장님 ㅎㅎ 이렇게 불러도 되나요…"

"어, 데스크 블로터 기사가 하나 올라왔네. 어, 박 이사님 이시군."
"어이쿠, 이런 편집기에 이런 오류가 있었네… 아니, 어떻게 이걸 몰랐지."
"개발팀이죠…"


12시35분.

"일단 먹고 합시다. 오늘은 뭘 먹나."
"전, 도시락 싸왔는데요. 다녀오시죠."
"헉, 도시락을 싸왔어. 밥먹으로 나가는 시간도 아깝다 이거지. 훌륭한 자세야."
"그게 아니구요. 점심값 아낄려구 그래요."
"왜, 점심값이 없어?"
"아유, 참. 월급 많이 달라고 시위 하는 거잖아요. 나 원, 이렇게 감이 떨어져서야…ㅉㅉ"
"허허…"

‘나쁜 놈. 오픈하자마자, 월급 타령이네. 어디 두고보자. 헉, 이런, 나도 어느새…’

그래도 여유가 좀 생긴 모양이다. 다들. 그래, 우리도 도시락 시켜 먹자.

13시30분.

"당신이야. 반응은 좀 어때. 회원 많이 가입했어?"
"아직 좀 더 봐야지. 점심은 먹었나?"
"응.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고. 고생했어요."
"그래, 고맙다."

마누라의 축하 인사를 끝으로 창간 첫 날 오전이 마무리 됐다. 한숨 돌려도 되려나…

"저 안군데요. 2시까지 기획기사 2부 날릴게요. 바로 처리해서 올려주세요."

아, 이제 시작이구나.